제77주년 제주 4.3 희생자 추념일, 우리가 기억해야 할 역사

제주 4.3사건은 단순한 ‘지역 반란’이 아닙니다.
해방 이후 분단으로 가는 과정에서의 모순, 미군정과 이승만 정권의 억압, 제주도민의 민심이 충돌하면서 발생한 복합적 사회 갈등의 폭발이었습니다.

1947년 3.1절 기념행사 도중 경찰의 발포로 어린이가 사망한 것이 도화선이 되었고, 그로부터 1년 후인 1948년 4월 3일, 남로당 세력 일부가 경찰서를 습격하면서 무장봉기가 본격화되었습니다.

정부는 이를 국가 전복 시도로 간주하고 강경 진압에 나섰고, 이 과정에서 민간인이 대량 학살되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수십 년간 4.3사건은 ‘이념의 프레임’ 속에 묻혀 있었습니다.
그러나 2000년대에 들어 본격적인 진상조사위원회(제주4.3특별법에 따라 구성)가 활동하며 다음과 같은 성과를 이뤄냈습니다.

📌 2025년 현재까지 4.3사건으로 인한 수형자 2,530여 명 중 2,200명 이상이 재심 청구 및 무죄 확정

국제사회에서도 4.3사건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유엔 인권이사회는 제주 4.3사건을 ‘대규모 인권침해 사례’로 보고하며, 대한민국 정부가 보상·사과·재발 방지를 위한 조치를 촉구했습니다.

이는 4.3사건이 단지 국내적 갈등을 넘어, 보편적 인권의 문제로 연결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습니다.

많은 유족은 여전히 사라진 가족의 유해를 찾지 못한 상태입니다.
“오빠가 마을에서 끌려간 뒤 3일 만에 총소리가 났어요. 그게 마지막이었죠...”라는 생존자 A씨의 증언은, 단순한 통계가 아닌 살아 있는 상처의 기록입니다.

또한 일부 유족들은 법적으로 무죄가 확정되었음에도 ‘빨갱이 가족’이라는 낙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현실도 여전히 존재합니다.

4.3의 기억은 예술과 문화, 교육을 통해 더욱 확산되고 있습니다.

동백꽃은 4.3사건 당시 희생자들의 피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꽃으로, 매년 추념식 행사장에서는 수천 송이의 동백이 헌화됩니다.

이번 제77주년 추념식에는 여야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습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4.3의 역사 왜곡과 폄훼를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며,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거나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시도에 대해 경고했습니다.

한편, 일부 보수세력에서는 여전히 4.3사건을 “이념 반란”으로 보는 시각도 존재해 사회 통합의 과제가 여전히 남아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4.3사건은 단지 과거의 비극이 아니라,
국가 권력이 시민의 생명을 어떻게 대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역사적 교훈입니다.

또한, 기억을 통해 다시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만드는 안전장치이자, 인권의 최전선에서 작동하는 시민교육의 모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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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주년 4.3 희생자 추념일은 역사적 책임을 묻는 자리이자,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약속의 시간입니다.
역사는 기록되는 순간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기억될 때 비로소 생명을 얻습니다.

4월 3일, 그날을 다시 한 번 마음 깊이 새기며,
오늘을 사는 우리가 앞으로 어떤 사회를 만들어야 할지를 다시 생각해봅니다.